대한간학회는 간담도질환의 연구와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전문가들의 모임에서 출발하였다. 1981년 5월 29일 창립된 ‘한국간연구회’의 취지를 승계하여 1995년 6월 23일 임시 총회를 통해 회칙을 개정한 후, 대한간학회(The Kor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KASL)로 발족되었다.
우리나라에 서양의학이 도입되면서 간질환에 대한 임상 경험이 누적되고 간질환에 대한 연구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서울의대 한심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한국간연구학술모임’과 부산의대 장기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부산간연구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학술단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1964년 3월 26일 ‘국제간연구회 한국지회’를 결성하였고, 1978년 가톨릭의대 정환국이 아시아태평양간학회(Asian-Pacific Associatio for the Study of the Liver, APASL) 창립총회에 참석하며 우리나라는 APASL 창립회원국이 되었다.
국내에서의 학술적 연구가 점차 진행되면서 1981년 5월 29일 정환국, 유방현, 오인혁, 김정룡, 김부성, 서동진, 이혁상, 이상인, 이효석, 유건, 김수태, 유승열의 참석 하에 정환국을 회장으로 선임하며 ‘한국간연구회’를 창립하고 ‘KASL'이라는 영문 명칭으로 국제간학회에 가입하였다. ’한국간학회‘는 증례 토의 23회, 특강 12회 등 총 33회의 학술회의를 진행하였고, 1992년에는 제 8차 아시아태평양간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학술활동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대한의학회에 가입하자는 회원들의 의견과 연구회 명칭을 학회로 바꾸어달라는 대한의학회의 요청에 따라 김수태, 김용일, 문세광, 문영명, 박병채, 박찬일, 서동진, 안득수, 양웅석, 유재영, 이창홍, 이혁상, 정규원, 정정명, 정준모, 기춘석, 김세종으로 임시평의원회가 구성되어 회칙을 논의하고, 임시 총회에서 회칙 개정의 절차를 거친 후 1994년 10월 31일 대한의학회의 인준을 받아 1995년 3월과 6월 1, 2차 평의원회와 임시 총회를 거쳐 ‘대한간학회’로 정식 출범하였다.
부산간연구회를 이끈 장기려는 1943년 국내 최초로 간암환자에 대한 설상절제수술에 성공하여 <조선의학회지>에 발표한 이후 1959년 국내 최초로 간암환자에서 간우엽 대량절제술에도 성공하여 이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였다. 1968년에는 대한소화기병학잡지를 창간하였다.
국제간연구회 한국지회를 결성하여 초대 회장을 역임한 한심석은 1959년 대한의학협회, 대한내과학회 합동학술대회에서 ‘한국인 간경변증의 임상적 연구’를 발표하며, 간침생검법과 수술을 통하여 간디스토마증, 간염, 담도질환에 대한 연구로 간질환의 실태를 밝히고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주력하였다.
대한간학회의 전신인 한국간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정환국은 군의관 시절인 1952년 유행성출혈열 환자의 임상 경과를 육군군의학교지인 <의학>에 발표한 이후 수도육군병원에 간염센터를 개설하고 간조직검사를 기반으로 만성간염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1982년 첫 국제심포지움인 ‘서울국제간심포지움(Seoul International Liver Symposium, SILS)'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1983년 국내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간염협력연구소를 개설하였다.
한국간연구회 2대 회장을 역임한 유방현은 장기려, 한심석과 함께 1961년 대한소화기병학회 창립에 동참하였고, 1970년대 방사선동위원소를 이용한 간주사 연구에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한국간연구회 3대 회장을 역임한 최홍재는 1973년 국내 최초로 췌장암 환자에게 ‘내시경 역행성 췌담도 조영술(ERCP)’을 성공하면서 췌담도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큰 획을 그었다.
한국간연구회 4대 회장을 역임한 김정룡은 1971년 세계 최초로 B형간염환자의 혈청에서 표면항원을 분리하는데 성공하였고, 이어 1977년 세계 최초로 B형간염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였다. 1984년 재단법인 한국간연구재단을 설립하고, 2006년 대한소화기학회에서 영문학술지 발간을 제안하여
한국간연구회 5대 회장을 역임한 김부성은 국내에서 흔하지 않았던 C형간염의 역학적 연구와 진단 치료, 유관병변에 대한 연구를 선도하며
한국간연구회 6대 회장을 역임한 최하진은 장기려, 정환국, 백낙환, 김용일, 이혁상 등과 <간장 및 담도계 질환>을 공저하였고, 대한소화기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한국간연구회가 출범한 이후 간 연구는 내과학은 물론 외과학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는데, 1988년 서울의대 김수태는 국내 최초로 13살 소녀에게 생체 간이식을 성공하며 온 국민의 관심을 모았고, 이후 1992년 아시아 최초로 부분 간 이식에도 성공하였다. 인제의대 이혁상은 Indocyanin Green (ICG) 검사를 이용하여 간의 기능적 예비능력을 측정함으로써 1977년 간의 우3구역 절제술, 1983년에는 초음파를 이용한 아구역절제술을 국내에서 처음 시작하였고, 1992년에는 국내 최초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간 이식에 성공하였다.
1993년 한국간연구회 7대 회장에 취임한 선희식은 이전의 연구회에서 학회로의 전환을 위한 형식과 체제 정비를 진행하고 학술대회 개최, 학회지 발간을 비롯한 학회 로고를 제작하였다. 이 무렵 대한간학회는 장기적 발전을 위하여 양적 성장, 국제화, 간 질환 연구의 활성화, 회원 교육의 확대, 대국민 사업 증진이라는 다섯 가지 세부 목표에 주안점을 두었다. 학회 출범 당시 정회원은 97명이었다.
1995년 12월 1차 추계 학술대회 이후, 1996년 11월 2차 추계 학술대회가, 그리고 1997년 5월에는 춘계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1998년 학회 홈페이지를 신설하였고, 이 무렵 학회 회원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2001년 2월 ‘제 1회 연수강좌‘가 개최되었고, 2003년 3월 처음으로 부산·경남지회와 함께 싱글토픽심포지움(Single Topic Symposium, STS)를 개최하여 전국적인 회원들의 학회활동 참여 기회를 늘리고 증진시키고자 하였다. 아울러 희귀질환을 논의하기 위한 소연구회도 신설하였다.
2004년 5월 대한간암연구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이식학회 등 간연관학회와 합동으로 10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11월 회칙을 개정하여 현재의 이사장제를 신설하였다.
2007년 3월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과 조인트 심포지움을 개최하였고, 5월 제 13차 춘계학술대회때부터 본 회의(plenary session)에서 영어 구연을 시작하였다. 그 해 9월에는 학회 국제화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서울국제간심포지움의 정신을 계승한 ‘Seoul International Liver Symposium, SILS 2007)을 개최하였고 이 무렵 회원수는 800명을 넘어섰다.
2009년 회원수가 1000명을 넘어섰으며, 처음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빌딩에서 시작하여 2006년 3월 마포구 공덕동으로 이전 했던 학회 사무실은 2009년 11월 현재의 마포구 도화동에 둥지를 틀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2011년 17차 춘계학술대회를 국제학회로 승격시켰으며, 그해 학회 출연금으로 학회의 학술과 교육, 연구활동을 지원할 비영리법인인 한국간재단을 설립하였다.
2012년 10월 한국간재단의 지원으로 임상연구방법론이 개최되었고, 11월 간 질환 치료와 예방의 지침서가 될 <한국인 간 질환 백서>가 발간되었다.
2014년 5월 국민 간 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 정책 방향을 주제로 처음으로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가 열렸고, 6월에는 2006년 이후로 참여가 끊겼었던 간연관학회와 공동으로 ‘The Liver Week 2014'로 진행하였고, <대한간학회 20년사>가 발간되었다.
‘The Liver Week'은 국제학술행사로 발돋움 하였으며, 대한간학회는 이후 APASL STS 2016, APASL 2022, APASL STS 2023과 같은 주요 학술대회를 활발히 주관하였다. 이러한 학술행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간 질환 연구와 치료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국제 협력을 촉진하는 중요한 장이 되었다.
2023년 11월에는 AASPD 'The Liver Meeting'에서 최초로 AASLD-KASL Joint Workshop이 열렸으며, ‘Latest Advances in Liver Care'라는 주제로 각 학회의 전문가들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또한 제 1회 EALA(East Asia Liver Alliance) 공동 심포지움이 2024년 6월 일본 구마모토에서 개최되었는데, 대한간학회는 일본간학회, 대만간학회와 함께 공동으로 주관하며 향후 연속되는 심포지움을 통한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기로 하였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학술활동은 대한간학회의 위상을 높이고 전 세계 간 질환환자의 치료에 기여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대한간학회의 공식 학회지인 대한간학회지(The Korean Journal of Hepatology)는 1995년 12월 열린 1차 추계 학술대회에서 창간호를 시작하여 연 2회씩 발간하다가 1997년 2월부터 연 4회로 늘려 논문의 질적ㆍ양적 향상을 꾀하였다. 2002년 12월 세계적 의학문헌 검색사이트인 ‘Index Medicus'에 등재되었고 2004년에는 의학전문 검색사이트인 ‘Pub Med'에 등재되었다.
2012년 6월 대한간학회지의 공식 영문 명칭을 ‘Korean Journal of Hepatology’에서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CMH)로 변경하고 모든 논문을 영문명으로 출간하였다. 학회지의 영문화가 이루어진 이후 인용지수는 해마다 증가하여 2015년 Impact factor가 1.0을 상회한 이후 2024년 Impact factor가 14.0으로 평가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학회지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학술 증진과 연구력의 향상을 위하여 호암학술상, 최우수논문상, 간산학술상을 비롯한 여러 학술상을 신설하여 수여하고 있으며 연구 과제를 공모하여 학술연구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1998년 그락소웰컴의 후원으로 연 3만달러 수준의 해외연수장려상과 당시 국내 최고 수준의 학술논문상, 그리고 대한간학회지에 최우수논문상이 만들어졌다. 2000년 1월 이후로는 논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영문 초록의 심사가 의뢰되었으며 고(故) 정환국 교수를 추모하기 위한 ‘간산학술상’을 신설하여 우수논문을 수록한 젊은 연구자에게 수여하였다.
희귀 질환에 대한 연구는 많은 전문가들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자가면역성간염,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윌슨병 등 희귀 질환에 대해 학회 내 다양한 소연구회를 두어 이를 통하여 국내외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여 학문적인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만성 바이러스간염의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국내 여건에 맞은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야할 필요에 부응하여 2001년 간암 조기검진 권고안을, 2004년에는 만성 B형간염과 만성 C형간염 치료가이드라인, 2005년에는 간경변증 합병증의 치료 가이드라인, 2011년 A형, B형간염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과 간경변증 진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고, 이후로 최신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지속적으로 개정하여 임상의들에게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되는 진료 지침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3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2021년 업데이트를 진행하였고, 2024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의 명칭 변경을 발표하였다. 2022년에는 자가면역간염에 대한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으며, 2024년 간섬유화 평가를 위한 비침습적 검사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여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학회, 국민에게 다가가는 학회로 면모를 쇄신하고, 학회 본연의 임무인 학술활동의 발전 뿐 아니라 대국민 홍보활동과 봉사활동도 같이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2000년부터 10월 20일을 ‘간의 날’로 제정하고, GSK의 후원으로 ‘간염없는 세상을 위한 강동석 희망콘서트’를 주최하며 국민 곁으로 한걸음씩 다가갔다.
2001년 10월부터는 ‘제 2회 간의 날’ 행사로 전국 39개 병원에서 처음으로 대국민 공개강좌가 진행되었고, 2004년 간질환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높이고자 ‘간질환 길라잡이’ 책자를 발행하였으며 2006년 ‘제 7회 간의 날’행사부터 무료검진을 시행하였다.
2021년부터는 간질환에 대한 국내 통계자료를 정리하여 Fact sheet로 발표하여 국내외에서 간질환의 현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새로운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대한간학회는 이제 30년이라는 짧은 학회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간연구회의 활동을 밑거름으로 삼아 간 질환의 충주적인 다학제학회로 성장하여 국내외에서 간 질환의 예방, 치료 및 연구에 기여하고 있으며, 여러 분야의 의료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활발한 학술활동을 통하여 연구 결과와 정보를 공유하여 학문적 발전과 공익을 도모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회로 성장하고 있다.